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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야기

전기차는 정말 친환경일까?

by 꼬마보리 2025. 4. 16.

전기차, 친환경의 아이콘인가?

전기차는 오늘날 가장 강력한 ‘친환경’ 이미지의 상징입니다. 내연기관 차량이 연료 연소를 통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반면, 전기차는 주행 중 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기후 위기 시대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미래 전략을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는 탄소중립(Net Zero)과 탄소배출권 거래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수단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기업이 전기차 보급량을 늘리면 ESG 평가에서 유리한 점수를 얻을 수 있고, 정부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기차 확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전기차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단지 주행 단계에서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배터리 생산, 전력 생산, 차량 제조와 폐기까지 전체 생애주기(LCA, Life Cycle Assessment)를 따져야만 그 친환경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웨덴 환경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 1개 생산 시 약 150~200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이는 중형 내연기관차가 약 1,000km 주행할 때 나오는 탄소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처럼 전기차는 ‘주행 중 탄소 제로’라는 한 가지 사실로 친환경이라는 레이블을 얻었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자원 문제, 에너지 구조, 폐기물 문제가 숨겨져 있습니다. 전기차의 탄소 절감 효과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며 국가별 에너지 믹스, 생산 조건, 배터리 기술력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전기차를 선택한다고 해서 모든 환경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터리 생산의 그림자 – 더 큰 탄소발자국?

전기차의 핵심 부품은 단연 배터리입니다. 일반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이 배터리 하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희소 자원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자원의 채굴과 정제, 그리고 배터리 셀 조립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와 물이 소모되며, 탄소 배출량도 상당합니다.

예를 들어, 리튬을 추출하는 과정에서는 1톤의 리튬을 얻기 위해 약 200만 리터 이상의 물이 필요하며, 이는 지역의 수자원 고갈과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 생산되며, 그 과정에서 아동 노동, 인권 침해, 무분별한 환경 훼손이 발생하고 있어 윤리적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배터리 제조 공정은 고온·고압 공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막대한 전력을 소비합니다. 이 전력이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기반일 경우, 배터리 생산 단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전기차가 친환경이라는 주장을 뒤흔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과 인도에서는 화력발전 의존도가 높아 배터리 생산 자체가 높은 탄소배출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기차는 평균적으로 내연기관차보다 차량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차량 운행 중 타이어 마모와 브레이크 마모에 의한 미세먼지 발생량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는 ‘무공해 차량’이라는 전기차의 이미지와는 다른 양상입니다.

즉, 전기차가 환경에 더 좋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주행 단계가 아니라, 배터리 생산과 관련된 ‘탄소 초기 비용’을 포함한 전체 탄소발자국과 생태적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보급 확대보다, 배터리 효율 향상과 재활용 시스템 확립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전기차는 어디에서 충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전기차가 주행 중 배출가스가 없다고 해서 환경에 무조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기차는 결국 전력을 통해 달리는 자동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전력이 어떤 방식으로 생산되었는가에 따라 전기차의 실제 친환경성은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처럼 수력발전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전력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라에서는 전기차의 운행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낮습니다. 반면, 중국, 인도, 한국처럼 석탄·LNG 발전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는 전기차 충전 자체가 또 다른 간접 탄소배출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경우, 2023년 기준 전체 전력 생산의 약 60%가 화석연료 기반이며, 재생에너지 비중은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전기차가 주행 중 탄소를 배출하지 않더라도, 그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상당량의 온실가스를 간접적으로 배출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충전소 설치와 유지, 급속충전기 도입을 위한 전력 인프라 확장, 이 과정에서 필요한 자재·공정도 모두 환경 자원을 소모합니다. 특히 향후 전기차 보급률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전력망의 부하 증가, 전기요금 구조 변화, 피크타임 탄소배출 증가 등의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전기차의 친환경성은 단순히 차 한 대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에너지 믹스, 전력 구조, 충전 인프라 설계 전반과 연결된 문제입니다. 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 수단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탈탄소 전력 구조와 함께 발전되어야 하는 복합적 과제입니다.

 

전기차는 대안인가, 과도기적 기술인가?

전기차는 분명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탄소배출이 적은 이동 수단임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완전무결한 해법은 아닙니다. 전기차는 탄소중립을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며, 더 넓은 차원에서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전환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전기차가 ‘자동차라는 물건’을 계속 대체하면서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이는 탄소 감축 효과보다는 소비 패턴 자체를 유지하면서 오염의 장소만 바꾸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진짜 탄소중립 사회를 위해서는 '차를 바꾸는 것'보다 '차를 덜 타는 사회'로의 전환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 일부 도시에서는 이미 자동차 중심 교통에서 벗어나 대중교통 확대, 자전거 도로 확충, 도심 속 자동차 진입 제한 정책을 통해 교통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차량만 바꾸는 것이 아닌, 도시 설계와 삶의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접근입니다.

또한 전기차 산업이 진정한 친환경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수명 연장,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체계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지금처럼 '배터리를 쓰고 버리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폐배터리 문제가 새로운 환경 위기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정부 정책도 단순한 보조금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 차량 이용 감축, 차량 공유, 모빌리티 다양성 확보 등으로 패러다임을 확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전기차는 완벽한 종착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교통 시스템으로 가는 과도기적 기술입니다.
진짜 친환경은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전기차는 정말 친환경일까?

 

최근 전기차가 이슈가 되면서 나도 운전을 하게 되면 친환경인 전기차를 타야지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친환경'이라는 말이 이제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교통 시스템을 전환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대중교통 이용만이 답이 되는지 함께 고민하고 동참하며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