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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야기

수소 경제와 환경

by 꼬마보리 2025. 4. 17.

수소 경제란 무엇인가 – 새로운 청정에너지의 탄생?

수소 경제란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경제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인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생산, 저장, 운송, 활용하는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는 비전 아래 각국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소는 연소 시 물만 배출하고, 탄소는 거의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청정 에너지로서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소는 산업, 발전,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범용성과 저장성을 지니고 있어 ‘에너지의 만능 키’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한국, 일본, 독일 등은 ‘수소경제 로드맵’을 수립하고, 수소차, 수소발전소, 수소 도시 등 수소 기반 인프라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수소차 보급 국가 중 하나인 한국은 2040년까지 수소차 29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소 경제가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청정 미래’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의 여지가 많습니다. 수소가 에너지로 활용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살펴보면, 단순히 깨끗하다고 말하기엔 복잡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수소의 실제 생산 방식과 환경 영향, 기술적 한계, 정책적 고려 요소까지 다양하게 살펴 보고자 합니다.
 

수소는 어디서 오는가 – 그레이, 블루, 그린의 차이

수소는 자연에 순수하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에너지’입니다. 그리고 문제는 이 수소를 어떤 방식으로 생산하느냐에 따라 그 환경적 영향이 극명하게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현재 전 세계 수소 생산의 약 95% 이상은 그레이 수소(Grey Hydrogen)로, 이는 천연가스를 고온에서 개질(SMR)해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오히려 전통적인 화석연료보다 탄소 배출량이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한 방식이 블루 수소(Blue Hydrogen)입니다.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소포집기술(CCS)로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이론적으로는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지만, 현재 탄소포집 기술의 경제성과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존재합니다. 포집된 탄소의 장기 저장 안정성, 누출 위험, 추가 에너지 소비 등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인 이상향으로 제시되는 것은 그린 수소(Green Hydrogen)입니다. 이는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 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 ‘진짜 청정 수소’라고 불립니다. 그러나 현재 그린 수소는 생산 단가가 매우 높고, 재생에너지 공급의 간헐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상용화까지는 많은 기술적·경제적 장벽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현재 수소경제의 대부분은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의 ‘그레이·블루 수소’에 의존하고 있으며, 청정 이미지와 현실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수소경제가 직면한 환경적·기술적 문제들

수소는 활용성은 높지만, 에너지로서 다루기 까다로운 물질입니다. 우선 수소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부피가 크고, 고압 또는 극저온 상태로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저장·운송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소요됩니다. 이는 수소 경제 시스템의 전반적인 에너지 효율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또한 수소는 기체 상태에서 매우 가볍고 누출이 쉬우며, 공기 중에 일정 농도로 섞이면 폭발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수소충전소나 수소탱크와 관련된 화재 및 폭발 사고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는 아직까지 내구성과 비용, 상용화 수준에서 내연기관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특히 수소차의 경우, 충전소 인프라 부족, 차량 단가, 효율성 문제로 인해 대중적 확산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수소는 에너지의 ‘전환체’로 불릴 만큼 범용성이 크지만, 생산-저장-운송-활용 전 과정에서 추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에너지 손실이 큰 구조이기도 합니다.
즉, 수소는 잠재력은 크지만, 아직까지는 다양한 기술적 한계를 지닌 ‘가능성의 에너지’에 가깝습니다.
 

수소 경제와 환경

진짜 친환경 수소경제로 가기 위한 방향은?

수소경제가 진정한 청정에너지 시스템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보급 확대보다, 생산 방식의 전환과 에너지 믹스 구조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수소를 활용한 에너지 구조가 ‘친환경’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려면, 그린 수소 기반의 생산 체계가 중심이 되어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스마트 전력망, 수소 전해조 기술의 효율 향상, 장기 저장 기술 고도화 등 다양한 기술 혁신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R&D 지원 확대, 민간-공공 협력모델, 수소생산-유통-활용 전 주기의 규제 정비 등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무조건 수소 = 청정’이라는 인식을 넘어서, 수소가 만들어지는 방식, 사용되는 방식, 소비되는 구조 전체를 평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수소차를 탄다고 해서 친환경적인 삶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그 수소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했는지를 함께 고려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수소경제는 분명 미래 에너지 체계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정하다는 이유만으로 무비판적으로 확산된다면, 이는 기술의 환상에 기대는 ‘그린워싱’이 될 수 있습니다.
진짜 친환경은 언제나 과학적 평가와 사회적 책임, 그리고 투명한 정보 공개에서 출발합니다.
 
전기차와 수소차. 기업마다 주력 친환경 자동차가 다르기에 이슈가 되고 있어 관심을 가지고 나는 어떤 차를 타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수소차, 수소 에너지 소비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둘 중 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에서 친환경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환경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않고 지켜나갈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합니다.